1. 최악의 가정
최악에 대한 우려와 최악의 가정은 대른 문제다. 최악의 우려는 걱정하면서 최악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적 태도이지만, 최악의 가정은 현실적 가능성을 상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기도 싫은 나쁜 상황을 애써서 외면하거나 상황이 닥치면 그때가서 대처하겠다는 식으로 미룬다. 하지만 조직의 리더라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단계별로 대책을 구상해 놓아야 한다 특히 많은 큰 위기는 평상시의 연장선이 아닌 현실의 단속성에서 발생한다. 예기치 않은 사고, 전쟁, 갈등 등으로 사업이 근거하는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일정한 주기로 재앙적 상황이 일시에 닥친다. 리더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위기 관리를 통해 재정비된 기업은 경기 침체나 일시적인 어려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위기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 비근한 예를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도록 하자.
2. 가정에 따른 예측
냉전시대 이집트를 이끈 대통령이 있었다. 가말 압델 나세르(Gamal Abdel Nasser). 그는 엘 라이스 El Rais 두목이란 뜻인데 그의 애칭으로 불려질 정도로 그는 아랍 전역에서 신화적인 존재로 인기가 높았다 그는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강대국의 위협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켰던 탁월한 전략가였다.
1956년 7월 나세르는 전격적으로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시키기로 결정하고 선포를 한다. 수에즈 운하 국유화 발표 5일전에 미국은 아스완 하이 댐에 영국과 함께 2억7천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했다. 다음날 영국도 미국편에 서면서 나세르는 최대 위기에 봉착한다. 이에 나세르는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해 그 수입으로 아스완 하이댐을 건설하겠다라고 발표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대응에 물러설 의향이 없음을 전 세계에 천명을 했다.
영국은 식민지였던 이집트가 강경책으로 나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영국은 프랑스와 이스라엘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두 나라 모두 이집트를 때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프랑스는 그들의 식민지 알제리의 민족해방전선을 지원한 나세르에 대해 문제를 삼았고 이스라엘은 언제든지 기회만 되면 아랍국가들을 공격하려 하였다. 이에 이스라엘은 선제공격을 감행하면 영국과 프랑스가 추가로 공격하기로 3국은 비밀리에 합의하였다.
1956년 10월 29일 이스라엘은 이집트령의 시나이 반도를 침공한다. 제2차 중동전이 발발한 것이다. 다음날 영국과 프랑스는 양국 모두에 선전포고를 하고 운하 후방으로 물러나라고 요구한다. 이집트로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중재안이었다. 전투는 재개되었고 이집트는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시나이반도는 이스라엘에 점령당하고 영국과 프랑스의 폭격으로 이집트 공군은 궤멸되었다.
그러나 나세르는 이러한 사태를 예측하고 있었다. 전쟁에서 패할 것에 대응해 다음 단계의 행동을 준비해 두었다. 국제 역학관계를 활용한 외교 여론전을 펼쳤다. 영국과 프랑스는 국제 여론을 간과했다. UN은 임시 총회를 열어 침략군의 즉각적 철수와 유엔군의 파견을 결의했다. 냉전시대의 양대 강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을 포함하여 전세계의 전쟁 비난 여론이 폭발하였다
영국은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권고를 받아들여 1956년 11월 6일 전투 중단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시나이 반도를 이집트에게 반환했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의 군대를 철수 시켰다. 결국 수에즈 운하는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전제로 이집트에서 관리하게 되었다.
나세르는 전쟁 발발과 패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놓고 사전에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결과적으로 이집트는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겨서 수에즈 운하라는 전리품까지 챙겼다.
3. 시나리오 경영
21세기 각광받는 경영기법인 '시나리오 경영'은 위기 상황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대처하는 기법을 말한다. 1960년대 영국의 정유회사 쉘 Shell에서 시작되었다. 쉘은 100년을 이어온 우량한 대기업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그들의 공통된 강점은 재난 발생 가능성을 경쟁자보다 빠르게 감지하고 대처한 능력이 탁월했다는 것을 알았다. 쉘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재난을 가정하고 역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그리고 재난을 예고하는 현상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실제 환경 변화가 비슷하게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재난 발생에 대비하는 방식의 시나리오 경영 개념을 창안했다. 당시 쉘의 재난 시나리오는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였다. 예를 들어 전쟁발발, 석유 공금 중단 등에 따른 대응 전략을 도출하였다. 쉘은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였다
1960년대 후반 세계 석유 시장은 서구 메이저 회사들이 주도했고 유가는 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쉘은 자체적인 정보 분석에 따라서 1960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가 주도하여 결성한 OPEC, 즉 석유수출국기구가 점차적으로 정치적 외교적 성격을 띄게 되면서 석유를 무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였다 이런 예측을 기반으로 OPEC과의 유가 재협상 이전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원유 비축량을 늘리고 아랍 산유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였다. 이후 1973년 4차 중동전이 발발하연서 오일 쇼크가 닥쳤다. 유가는 급등하고 전세계에너지 기업들이 파산하는 가운데 쉘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민첩하게 대응했다. 이를 계기로 쉘은 7대 메이저 석유 기업 중에서 최하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위기는 항상 불청객처럼 느닷없이 찾아온다. 또한 위기의 특성상 변화의 폭은 평상시의 예상 수준을 항상 넘어서기 마련이고 위기가 닥치면 조직의 물질적 정신적 인내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따라서 평소에 일반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리스크에 대한 검토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나폴에옹은 전쟁터에서 나갈 때 항상 운이 나쁘다고 가정하고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했다.
작전을 세울 때 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겁쟁이가 된다. 나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과 불리한 조건을 과장한다. 천천히 계획하고 빨리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업가는 최악을 가정하고 최선을 추구해야 한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 놓고 실전에 임해야 할 것이다.
Daddy's Point of View ==============
흔이 어떤 일이 생겼을 때, ㅇㅇㅇ하면 어떻하지? 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넌 왜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만 하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생길꺼야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틀렸다. 예측은 최대한 부정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대비가 가능하고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 비단 경영자나 지도자나 사업가 뿐만 아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미리 결과가 않좋게 되었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미리 준비해 두는 자세를 가져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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