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됩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중략) 지금 시각 오전 11시 22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2025년 4월 4일 11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들 관심 깊게 지켜봤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일 거야.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했고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오명을 남기게 되었어. 대한민국은 앞으로 다음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분명 엄청난 혼란이 예상이 돼.

 

그러면 탄핵은 무슨 뜻일까? 탄핵은 영어로 impeachment라고 하며, 일반적인 절차에 따른 파면이 곤란하거나 검찰 기관에 의한 소추가 사실상 어려운 대통령, 법관 등 고위직 공무원을 의회에서 소추하여 파면하거나 처벌하는 행위 혹은 제도라고 해. 우리나라 헌법에 대통령 탄핵 소추는 국회에서 이루어져.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해. 탄핵 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되고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하게 돼. 헌법재판소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의 결정이 되어지지. 단심으로 끝나는 이 재판은 한번 판결 즉시 바로 파면되고 5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가 없어. 미국에서는 하원의 소추와 상원의 심판이라는 두 가지 절차로 이루어져. 하원의 소추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 권한 정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상원에서 탄핵 여부를 최종 심사해. 탄핵 시 사면을 금지하는 명문을 규정에 두고 있지.

 

역사상 최초의 탄핵은 1376년 영국의 윌리엄 라티머 남작(William Latimer, 4th Baron Latimer)이었어. 그는 브르타뉴(Brittany)에서 억압을 저질렀다는 것, 생소베르 성(castle of Saint-Sauveur)을 적에게 팔았다는 것, 1357년 베셰렐(Bécherel)의 구호를 방해했다는 것, 포획한 배를 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것, 로버트 놀스 경(Sir Robert Knolles)과 브리스틀 시(city of Bristol)가 왕에게 지불한 벌금을 챙겼다는 것, 로버트 라이언스(Robert Lyons)와 공모해서 허위 대출금을 상환하여 왕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이 선의회(Good Parliament)에서 유죄로 인정되어서 왕의 대신에서 축출당하게 되지.

▶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는 연설을 하고 있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부터 74년까지의 2년 동안 베트남전의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민주당을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침입과 도청 사건, 그리고 이를 은폐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조직적 움직임 등의 권력 남용으로 말미암은 정치 스캔들이었다.

 

미국에서 유명한 탄핵 사건으로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탄핵이 결의되었으나 상원의 심판으로 가기 전에 자진 사퇴했어. 그리고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원 증언 때의 위증과 사법 방해 사유로 탄핵안이 통과되었고 상원에서 의결정족수에 못 미쳐 결국 탄핵이 부결된 적이 있었어.

▶ 이승만의 탄핵을 알리는 독립신문 호외. 1925년 3월 이승만의 임시정부 대통령 탄핵 사실을 알린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의 호외가 2019년 처음 확인되었다. 학계에서도 당시까지 알려지지 않은 미발굴 사료이다.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차남인 장자크 홍 푸 안 씨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본인 자택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는 1925년 임시정부의 이승만 대통령이 의정원의 탄핵 의결로 대통령직에서 면직되었어. 임시정부 인사들은 당시 이승만이 주장한 국제연맹 위임통치안에 반발해 그가 상해 임시정부에서 직접 직책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임시의정원 결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어. 이후 잘 알다시피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지만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대통령직으로 복귀하였고,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국정 농단의 사유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되었고 헌법재판소에서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했어. 그리고 이번이 역사상 세 번째의 탄핵 소추이고 두 번째의 파면이 된 거야.

▶ 헌법재판소에 피청구인 자격으로 자리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그는 2022년 5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으나 불법적 비상계엄 선포 등 권력 남용으로 2025년 4월 4실 11시 24분에 대통령 직에서 파면되었다.

 

Daddy’s Point of View ===========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100년이 채 안 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 하지만 이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 민중의 힘이 발휘된 역사적 사건들이 참 많지. 419 의거, 광주 민주화 항쟁, 6월 항쟁 등등. 아빠도 한때 이런 격동의 세월을 함께하며 민주주의가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고 작지만 중요한 힘을 보탰다고 생각해.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때 우리 가족이 이탈리아에 있었기 때문에 그 느낌을 생생하게 가질 순 없었지. 하지만 멀리 타국에서도 그 여파는 대단했고 주변 이탈리아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아빠한테 물어보곤 했던 기억이 나. 그때 헌법재판소 전원의 찬성으로 인용이 되었고 사실 반대 여론은 그리 많지 않았었던 걸로 기억해.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눈앞에서 탄핵이 이루어지고 곳곳에서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심지어 물리적인 충돌까지 일어나면서 탄핵 심판 이후에도 긴장감은 유지되고 있는 것들이 보이니 더욱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직까지 대통령의 일성은 들리고 있지 않지만 조용히 심판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물러나는 것이 현명하지 않나 싶어. 불복이니 저항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정말 이 나라는 혼란으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야.

이번에 탄핵은 비상계엄에 따른 군 병력의 의회 진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 유혈 사태가 날 수도 있었지만 역시 이번에도 국민들의 용기와 힘이 발휘되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봐. 아빠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국민이 제대로 된 리더를 선출했을 때 그 힘이 발휘된다 믿어. 권력을 국민이 쥐여 준 만큼 국민을 위해서 사용해야지 그렇지 않고 그 외의 목적이나 이유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권력의 남용이며 자신을 선출해 준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야. 비록 작은 한표이지만 국가의 리더를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민의 의무이기도 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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