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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협상을 하게 된다. 때로는 가족, 친구와 같은 주변 인물들과 조직 구성원, 클라이언트와 같은 이해관계자들과 어쩌면 매일매일 협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협상을 잘하는 사람은 곧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게 되고 소속된 집단 내에서 또는 외부에까지 알려지는 유명 인사가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협상을 잘하게 될까? 그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너희들은 자전거를 배운 적이 있다. 자전거를 배울 때 이론으로 배우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누군가가 자전거 뒤에서 안장을 잡아주고 넘어지지 않도록 함께 뛰는 경험을 기억하며 가르쳤을 것이다. 자전거는 이론으로 가르쳐 줄 수가 없다. 암묵지이기 때문이다.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는 헝가리 출신의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가 만든 조어이다. 지식의 한 종류로 경험과 학습에 의해 몸에 쌓인 지식이다. 이에 반해 명시지(明示知, explicit knowledge)는 명시적으로 알 수 있는 형태와 형식으로 표현된 지식을 말하며 형식지(形式知)라고도 한다.
배울 수 있는 지식이 있고 배울 수 없는 지식이 있다. 이를 형식지와 암묵지로 명명할 수 있다. 형식지는 구조화할 수 있는 지식으로 글자와 도식으로 표현된다. 책, 매뉴얼, 논문, 사규 등 누군가에게 이론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그에 반해 암묵지는 배울 수 없는 지식이다. 이론화할 수 없는 지식으로 오랜 시간 축적되어 몸에 체득되는 지식을 말한다. 피아노를 이론으로 배울 수 없고 많은 시간 동안 반복된 연습과 실전을 통해서 몸이 기억을 해야 잘 치게 되는 것, 스키와 골프가 아무리 동영상을 많이 본들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실력이 늘지 않는 이치와 같다. ‘이쿠지로 노나카’와 ‘히로타카 타케우치’는 <지식창조기업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라는 저서에서 암묵지를 내재화되는 지식이라고 표현했다. 즉, 체득이 되어야만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라는 뜻이다.
그럼 협상의 역량은 형식지와 암묵지중에 어떤 지식을 통해 길러질 수 있을까? 암묵지에 훨씬 의지하는 바가 크다. 협상의 구조와 이론은 머리로 익힐 수 있는 형식지이다. 많은 협상 전문가들이 협상이론을 개발하고 논문을 쓰고 모델이나 도식으로 소개하는 모든 지식들은 형식지이다. 하지만 협상의 기술은 이론으로 배운다고 해서 당장 다음 주에 있을 고객과의 협상에서 사용할 수 없다. 협상의 기술은 몸에 체득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암묵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륜과 경험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협상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가 많다. 바로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못한 정보와 제안, 그리고 의견이 상대로부터 나올 때 내가 협상기술이 체득되어 있다면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정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다양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컨트롤하며 차분하게 상대에게 대응할 수 있으려면 암묵지를 길러야 한다.
그럼 암묵지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소개한 만 시간의 법칙처럼 지금부터 7년 동안 하루에 4시간씩 매일 연습해야 할까? 여기 다른 방법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형식지를 길러야 한다. 협상의 구조와 기술에 대한 이론을 공부해서 머릿속에 익혀야 한다. 강의나 책으로 배운 형식지를 실제 사용해 보아야 한다. 반복적인 연습은 곧 배운 것을 써보는 것이다. 잘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복기한 뒤에 조금 다르게 사용해 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본다면 좋은 암묵지로 변환된다. 형식지에서 암묵지로 변환되는 과정을 러닝커브(Learning Curve)의 4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무의식적인 무능력 단계 Unconscious Incompetence 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단계이다. 어디부터 채워야 할지,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아예 감이 잡히지 않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의식적인 무능력 단계 Conscious Incompetence 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어디가 약점인지를 인지하는 단계이다. 이제 적어도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단계는 형식지가 채워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의식적인 능력 단계 Conscious Competence 이다. 의식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단계이다. 이론을 숙지했고 연습도 하고 있다. 이론대로 실습을 해보니 잘 된다. 그래서 자신감이 올라간다. 잘 되지 않을 때는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배운 것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개선해 나가는 단계이다. 형식지가 암묵지로 변환되는 과도기 단계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인 네 번째 단계에는 무의식적 능력 단계 Unconscious Competence 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능력과 자신감이 몸에 체득이 되어서 무의식적으로 실력이 발휘되는 단계이다. 내재화가 일어나는 단계로써 다양한 상황에서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인 성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암묵지가 이미 체득이 된 이 단계는 많은 연습과 복기를 통해서 도달할 수 있다.
청중 앞에서 발표를 많이 해보지 않은 어떤 사람이 러닝커브의 4단계를 통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한번 보도록 하자.
무의식적인 무능력 단계에선 어떤 것이 잘하는 발표인지 정의할 수 없고 잘하는 방법 또한 모르니 나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 또한 없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좋은 발표를 많이 접하고 청중 앞에서 발표를 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는 어떤 부분을 연습하면 되는지를 의식하게 되면 두 번째 단계인 의식적인 무능력 단계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세 번째인 의식적인 능력 단계에서는 연습을 많이 해서 발표를 어느 정도 잘할 수 있지만 아직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실수를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상황, 예를 들어 청중의 예측하지 못한 질문 또는 기술적인 문제 등에 대처하는 능력은 아직 약한 단계이다. 마지막 4단계, 무의식적인 능력 단계에 오르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몸에 내재화된 좋은 암묵지가 다양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협상도 같은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 형식지를 먼저 채우고 좋은 암묵지를 축적해야 한다. 협상의 구조와 이론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2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머리로만 이해하고 연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3-4단계로 진입할 수가 없다. 형식지의 도움 없이 하던 대로 경험만 쌓는 것도 위험하다. 좋지 않은 암묵지만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에 의한 레슨 없이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좋은 암묵지와 그렇지 않은 암묵지가 동시에 축적이 된다. 이중 좋지 않은 암묵지는 잘못된 습관이기 때문에 나중에 고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협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형식지와 암묵지를 동시에 쌓아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의식적인 능력 단계가 되어서 협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Daddy’s Point of View ====================
사람의 지식과 지혜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가 없다. 집중해서 노력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빠를 수는 있겠지만 그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순 없다. 그렇기에 지금 해야 할 것이 있으면 부지런히 따라가야 한다. 물론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지만 너희들보다 연륜과 경험이 많은 사람을 단번에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사람들을 이겨내고 너희들 주변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과 계획을 갖고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명심해라, 오늘 아빠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꾸준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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