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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경제 이야기

이도류 오타니, 다저스 오타니, 디퍼계약

by 브라보 오스카 2023. 12. 26.

#오타니 #오타니쇼헤이 #LA다저스 #디퍼계약 #사치세 #메이저리그 #MLB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 도중 마크 월터 구단주(왼쪽),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LA다저스를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최근 MLB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大谷翔平, 1994년 일본 이와테현 태생) 의 다저스 입단 계약이 화재다.

1. 이도류 오타니

오타니는 투타를 겸업하며, 그것도 둘 다 엄청 잘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도류라 불리며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훌륭하다고 평가되어 연일 화재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 팀을 옮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A에인절스에서 뛰었지만 올해 12월 14일 정식으로 입단식을 진행해 내년 시즌부터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그는 10년간 7억 달러로 계약을 진행하였는데, 액수로만 본다면 메시가 바르셀로나 입단 시 맺었던 당시의 6억 7400만 달러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계약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게 되었다. 7억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1조가 약간 안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에 야구장 5개를 지을 수 있고 우리나라 전체 구단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한 타석당 1억 1천만 원이라고 하니 삼진을 당하던 몸에 맞는 볼이던 무조건 한번 나가면 1억이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와 다저스의 계약 방식이다. 그는 7억 달러 중 97%에 해당하는 6억 8천만 달러를 10년 후 10년간 지급한다는 deferred payment, 줄여서 defer 계약, 우리말로 하면 지급 유예 계약을 한다는 것이다. 아니, 계약 금액의 대부분을 10년 뒤에 받는다고? 그것도 이자 비용도 없이? 10년 뒤에 달러의 가치는 분명 현재 대비 최소 40% 이상 절하될 것인데, 그러면 오타니는 손해 아닌가?

2. 다저스 오타니

그러면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구단의 현금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 오타니라는 당대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는데, 막대한 계약금이 들지만 디퍼 계약을 통해서 계약금의 3%에 해당하는 2천만 달러를 10년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연봉 200만 달러짜리 선수를 활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일명 사치세(luxury Tax)로 일컬어지는 CBT(Competitive Balance Tax)를 도입하여 구단 선수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 이상의 페이롤이 적용될 경우 초과 금액에 대해 20%에서 최고 50%까지 부과하게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 중 6개 팀이 사치세를 내고 있다. 그 팀들은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이다. 다들 명문 구단들이네.. 하지만 다저스는 어마어마한 계약 금액에도 불구하고 연봉 200만 달러라는 쬐만한 금액으로 사치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사치세 도입의 목적은 부자 구단이 우수 선수를 돈으로 휩쓸어와 구단의 성적 격차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돈 많은 팀이라고 돈 펑펑 써가면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협회의 의도가 있는 것이다. MLB는 사실 미국 스포츠 협회 중에서 최상위 팀과 최하위 팀의 선수단 페이롤 격차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디퍼 계약을 통해 사치세를 피해가는 일종의 꼼수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다.

3. 디퍼계약

이런 디퍼 계약은 오타니가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도 몇 차례의 디퍼 계약이 있었으나 통상적으로 미래에 지급하는 만큼 통상적으로 이자가 붙는다. 1988년 애틀랜타에서 은퇴한 불펜 투수 브루스 수터( Howard Bruce Sutter, 1953-2022, 1988년 은퇴) 는 84년 애틀랜타와 FA 계약을 체결하는데 이 디퍼 계약 방식으로 하였다. 6년 총액 960만 달러 계약이었는데, 이중 50%인 480만 달러를 계약 종료 후 30년간 연 이자 13%로 분할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는 은퇴 후 92년부터 잔금을 수령하는데 30년간 매년 112만 달러를 수령하여 910만 달러를 원금의 다섯 배가 넘는 4800만 달러로 만드는 놀라운 복리의 마법을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자 없이 10년 후 연간 6800만 달러를 10년 동안 받게 된다. 구단으로써는 7억 달러 선수를 오히려 미래가치를 반영하여 더 싸게 슈퍼스타를 영입할 수 있는 것이다. 명목상 거대한 금액의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보지만 실질적으로는 현금 유동성을 지켜 양수겸장의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오타니의 금액적 가치 상승이다. 계약 금액 7억 달러의 대부분을 미래에 지급하면서 할인율이 적용되어 실제로는 4억 달러짜리 계약인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번 오타니의 계약이 4억 달러라 하지 않고 모두들 7억 달러짜리 선수라 한다. 계약금이 선수의 몸값인 상징적 가치를 올려놓은 것이다. 그리고 향후 오타니가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하더라도 베이스 계약 금액은 7억 달러이지 절대 4억 달러가 아니다.

세 번째는 오타니의 성적에 대한 부담 감소이다. 만약 오타니에게 다저스가 10년간 7억 달러를 매년 지급하게 되면 현금 부담이 생겨 티켓 비용 상승 내지 추가 영입 선수 부족이 있을 수 있다. 그로 인해 다저스의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면 팬들의 불만이 고액 연봉자인 오타니에게로 돌아갈 수 있고 이로 인해 오타니는 매번 성과를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저스의 현재의 현금 유동성 확보로 이러한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을 경우 오타니 혼자 독박을 쓰는 일은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네 번째는 오타니의 월드시리즈 챔피언 획득을 통해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LA에인절스는 월드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에도 진출이 어려운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니의 스타성 때문에 광고 모델 등을 통해 연간 4천만 달러의 과외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항상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며 올해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있다. 그래서 오타니가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다저스가 우승이라도 한다면 오타니의 과외 수입은 약 8천만 달러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계약 금액의 할인율에 대한 금액을 상쇄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무엇보다도 오타니는 승리와 우승에 대한 욕망이 더 커 보인다. 다저스라는 명문팀에 들어가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으나 돈 문제로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오타니는 오히려 다저스에 이런 디퍼 계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Daddy's Point of View ============================================================

아빠는 일본에 대해서 감정이 그리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존경스러울 때가 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오타니이다. 오타니는 야구도 야구지만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잘생긴 외모에 매너, 그리고 그의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아빠의 존경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고등학생이었던 15살, 감독이 소개해 준 만다라트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등학생에게 이런 체계적인 자기 관리가 지금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다. 특히 인간성, 운을 최종 목표인 '8개 구단 드래프트 1순위' 달성의 핵심 과제라고 했으니 차원이 다른 인간임에 분명하다. 그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야구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쓰레기를 줍는 것이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는 길이라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15살짜리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빠는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우리도 같이 만다라트를 만들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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